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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는 왜 자꾸 미루게 될까

관리자 2026-06-02 (화) 08:34 3일전 3  

미루기 뒤에 숨어 있는 마음


해야 할 일이 있는데도 자꾸 미루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.

중요한 일을 앞두고 있는데 이상하게 다른 일부터 하게 되거나, 시작만 하면 될 것 같은데 좀처럼 손이 가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.

이럴 때 종종 스스로를 탓합니다. "나는 왜 이렇게 게으를까." "의지가 부족한 것 아닐까."

하지만 실제로는 오히려 일을 잘 해내고 싶은 사람일수록, 책임감이 큰 사람일수록 더 오래 미루기도 합니다.


어떤 사람들에게 시작은 단순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.

그 일을 시작한다는 것은 곧 자신이 얼마나 잘할 수 있는지, 혹은 얼마나 부족한지를 마주하게 되는 일이기도 합니다. 그래서 해야 할 일이 커질수록 마음도 무거워집니다.


미루고 있는 것은 일 자체라기보다, 그 일을 시작할 때 올라오는 불안일 수 있습니다.

어쩌면 자신은 잘 해내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, 자신의 기대감에 비해 만족하지 못하는 결과를

마주해야하는 것이 두렵고 피하고 싶은 것일 수 있습니다.


정신분석적 관점에서 보면, 반복적인 미루기는 단순한 습관의 문제가 아니라

자신을 바라보는 방식과 연결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.

실수해도 괜찮다는 감각보다는 잘해야만 받아들여진다는 감각이 더 자신에게 익숙하기 때문입니다.

그러다 보면 일은 점점 늦어지고, 마음은 더 조급해지고, 스스로를 향한 비난도 커집니다.

그리고 그 비난은 다시 시작을 어렵게 만듭니다.

그래서 미루는 습관은 "그만 미루고 이제 시작해!"라며 자신을 몰아붙이는 방법으로는 달라지지 않습니다.

 

스스로 자신의 어떤 모습이 부족하다고 느껴지고 두려운지,

완벽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는 믿음을 왜 가지게 되었는지를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.

미루고 있다는 사실보다 먼저 살펴보아야 할 것은,

그 일을 시작하려는 순간 마음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일 수 있습니다.

 




정신분석연구소 혜인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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